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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좋은 디자인을 처음 ‘분해’하던 날

FINAL SIGNAL 2025. 8. 14. 19:50

디자인을 배운다는 건, 처음엔 그저 “예쁘게 만드는 법”을 익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진짜 디자이너는 만들기 전에 먼저 본다.
그리고 본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조각조각 분해한다.

그날도 그랬다.
UX/UI 디자인 공부 중에 “성공적인 사례를 분석하라” 는 과제가 있었다.
평범한 과제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날 이후로 나는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

네이버 홈피드‘머물게 만드는’ 기술


처음 내가 분석한 건 네이버의 홈피드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전까진 홈피드에 무심했다. 그냥 필요할 때 검색하고 나가는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데이터를 보니, 네이버는 홈피드 하나만 개선해서
클릭 수를 12.1%, 광고 매출을 30%나 끌어올렸다는 거다.
나는 의아했다.
“도대체 어떤 UI/UX가 사람을 이렇게 오래 붙잡아 두는 거지?”

차근차근 들여다보니 답이 보였다.
맞춤형 콘텐츠 추천.
내가 최근에 본 주제, 구독한 채널, 검색한 이력까지 분석해서,
‘내가 보고 싶어할 만한’ 정보를 정확히 던져주는 시스템이었다.
거기에 추천 이유까지 친절히 알려주니, 추천 자체를 의심하지 않게 된다.
마치 오래된 친구가 “너 이거 좋아할 줄 알았어” 하며 건네는 느낌이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좋은 UX는 사용자가 머물 이유를 ‘설명’ 해줄 줄 안다.

광고 영역의 UI/UX — 불편함 대신 유혹을

홈피드만이 아니었다.
네이버는 광고 영역도 갈아엎었다.
반응형 소재를 적용해, 사람마다 다른 문구가 뜨게 했다.
제목만 클릭 가능하던 광고를 설명 영역까지 클릭 가능하게 바꿨다.
그리고 브랜드 로고와 이름을 전면에 드러내, 기억에 남도록 했다.

단순히 배치 몇 개를 바꾼 것 같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다.
검색광고 매출 6.1% 증가. 디스플레이광고 매출 8.1% 증가.
나는 그 숫자를 보며, 머릿속에서 ‘기능적 편의성 → 매출 성장’ 이라는 선이 또렷하게 그려졌다.

그때 깨달았다.

그날 이후, 나는 좋은 UX/UI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됐다.
앱을 켤 때, 웹사이트를 탐색할 때,
“왜 여기에 이 버튼이 있는지”, “왜 이 정보는 이렇게 배치했는지” 를 끝없이 물어본다.

그리고 알게 됐다.
좋은 디자인의 공통점은 늘 같다.
1. 직관적으로 쓸 수 있고,
2. 일관성이 있고,
3. 효율적이며,
4. 즉각적인 피드백이 있고,
5. 마지막으로, 감정적인 만족을 준다.

그날 나는, 디자인이란 단순히 ‘겉모습’ 이 아니라,
사용자와 오래 대화를 나누는 기술이라는 걸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