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AIR -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길

003. 낯선 언어 속에서 길을 찾다

FINAL SIGNAL 2025. 8. 15. 18:20

디자인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내 앞에 펼쳐진 건 색감이나 레이아웃이 아니라… 낯선 언어였다.

Design Thinking, Wireframe, User Persona, MVP…
이 단어들이 처음엔 마치 암호처럼 느껴졌다.
페이지마다, 강의마다, 마치 모두가 아는 듯 쏟아내는 그 용어들을 나는 억지로 받아 적기만 했다.
그때의 노트는 단어와 물음표 투성이였다.

“다 외워야 하나?”
“이걸 안다고 내가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곧 깨달았다.
이 용어들은 그냥 단어가 아니었다.
디자이너들이 세상을 설계하는 공용어였다.
이걸 모르면 대화에 낄 수도, 피드백을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었다.


언어를 알면, 시야가 넓어진다


처음 배운 건 Design Thinking이었다.
‘공감 → 정의 → 아이디어 → 프로토타입 → 테스트’
처음엔 순서만 외웠지만, 프로젝트를 거듭할수록 이 5단계가 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렀다.
그다음은 Wireframe.
아무 장식 없는, 단순한 구조 그림이었지만, 그 안에 ‘경험의 뼈대’가 있었다.
그리고 Prototype을 만들면서, 머릿속 아이디어가 손끝에서 살아나는 짜릿함을 알게 됐다.


시각과 감각을 위한 단어들


시각적 디자인 용어도 마찬가지였다.
Typography라는 단어를 알기 전과 후,
나는 같은 텍스트를 전혀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글꼴의 두께와 간격, 줄 높이가 감정을 바꾸고, 신뢰도를 바꾼다는 걸 깨달았다.

Responsive Design을 이해하자, 모바일과 PC에서의 화면 변화를 예측할 수 있게 됐고,
Color Palette는 그저 색의 조합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분과 행동을 유도하는 심리 장치라는 걸 알았다.

데이터와 사용자의 목소리를 담는 언어


A/B Testing, Usability Testing, NPS…
이 단어들을 배우면서 나는 ‘감’ 에만 의존하던 디자인에서 벗어났다.
의견이 아니라 데이터와 관찰로 디자인을 개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ccessibility라는 개념을 접했을 때는, 디자인이 단지 ‘편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 이 아니라는 걸 뼛속 깊이 느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대비 조정이 세상을 읽는 창이 될 수도 있었다.


마지막 퍼즐 —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언어


Design System, MVP, Onboarding, CTA…
이 단어들은 내가 사용자뿐 아니라 비즈니스까지 고려하는 시야를 갖게 했다.
특히 MVP를 배우고 나서는, 완벽주의에 빠져 시작조차 못 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었다.
최소한으로 시작해, 피드백을 받고, 거기서부터 확장하는 것.
그게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그때의 나에게


그 시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다 외우려고 애쓰지 마.
대신, 그 단어들이 네 손끝에서 살아 움직이는 순간을 기다려.”

지금 돌아보면, 용어를 익힌다는 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게 아니었다.
그건 내가 이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지도였다.